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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thletic Club/번역기사

[번역] 라울 가르시아: 더 부유한 나라에서 나은 삶을 원한다면 증세는 언제든 환영이다.

몇 달전인가, 구라철이라는 체널의 영상에서 야구선수 채태인씨가 세금문제에 대해 토로하는 장면을 본 적이있다. 굉장히 분노에 가득찬 어조로 우리나라의 세금 제도에 대한 불만을 토로하며 운동계에선 금기시되고 있는 정치인언급도 서스럼없이해서 유독 그 장면만 뇌리에 깊게 박혔다.

그 장면을 생각하면서 라울 가르시아가 El Pais지와의 인터뷰에서 밝힌 개인 의견이 상당히 대비되어 인터뷰를 번역하면 재밌을것 같아서 블로그에 남겨보고자 한다. 본격적으로 인터뷰에 들어가기 앞서, 간단히 채태인씨의 논지를 요약하자면 내가 정당하게 노동의 대가로 얻은 임금을 국가가 절반 가까이 세금으로 가져가는게 불합리하다고 생각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내 입장에서 생각해봐도 일 년에 10억을 번다고 가정했을때 세금으로 절반인 5억을 가져간다면 원태인씨 말처럼 나도 아깝다고 느껴질 것이라는건 부정할 수 없다. 유럽에서도 마찬가지로 높은 세율로 인해 선수들이 인터뷰를 통해 종종 불만을 토로하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다. 당장, 얼마전에는 데뷔한지 몇년 되지도 않은 니코가 인터뷰에서 세율이 높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하긴 그도 그럴것이 국가 재정 충당을 위해 43~52%라는 유럽 국가들 중 높은 과세율을 보이는 스페인의 경우를 보면 채태인씨 말 처럼 거의 절반을 가져 가는 셈이니 5억 이상의 고액 연봉자에게 42%의 세율을 매기는 우리나라와 비교해보면 불만이 더 심하면 심하지 덜 하지는 않을 것 같다.

그러나, 자신이 연봉을 통해 얻는 돈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사회의 이익을 중요시하는 이타적인 이가 있으니. 제목에서 이미 눈치챘겠지만 바로 라울 가르시아다. El Pais지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생활과 세금에 대해서 언급했다. 자세한 그의 생각을 알아보기 위해 본격적으로 인터뷰에 들어가보도록 하자.

이하 인터뷰 전문

질문은 Q. , 라울의 답변은 A. 로 표기. 인터뷰는 경어체로 번역함.

2022.10.22. El Pais지 인터뷰 by David Alvarez, Jon Rivas

라울 가르시아 (36세, 팜플로나 출신)은 라리가에 563경기 출전하며 호아킨, 수비사레타에 이어 최다 출전기록 3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오사수나, 아틀레티코, 아틀레틱 클럽에서 라리가 경력을 이어가는 중이며 아직까지도 레사마에 매일 훈련하러 나가는 것이 그에게는 즐거운 일이다. 라울은 기록이나 여러가지에 대해 크게 생각하지 않는다. 스스로가 축구선수의 인생에서 어느지점에 와있는지 잘 알기 때문에 "나중보다는 지금이죠, 시간이 지나면 축구계를 떠나야하니까요"라고 말한다. 그러는 동안, 지난 화요일 헤타페 전에서 득점을 올리면서 2005년 엘 사다르(오사수나 홈 경기장, 역주)에서 아틀레틱을 상대로 첫 득점을 올린후 17시즌 동안 연속으로 득점을 올렸다. 시간의 흐름은 라울이 축구 밖의 일들에 관심에 갖게 만들었으며, 전통적으로 축구선수들이 언급을 꺼리게 했던 일들을 공유하게 만들었다.

Q. 최근에 팀 동료인 니코 윌리엄스가 유쾌한 분위기의 인터뷰 속에서 세율을 낮춰야 한다는 꽤나 진중한 의견을 냈는데, 선수들은 이런 문제들 때문에 일반인들과 거리를 두지 않나요?

A: 저는 사람들과 거리를 두고 살지 않습니다. 사람들이 대하는 행동 때문에 사람들과 자주 거리를 둬야할 때가 많은겁니다. 제 스스로 평범한 사람이라고 생각하기때문에 그냥 평범하게 대해주면 좋겠어요. 제가 축구 선수가 된 순간 보통 사람들과 다른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보기 때문에, 꺼려지는 것도 사실입니다.

Q. 사람들이 당신에 대해 이야기 할 때 뭔가 달라졌다는사실을 언제쯤 알아챘나요?

A. 프로 1년차가 됬을때 저에 대해 아는 사람들이 엄청 많아지더라고요, 그 때 가족들이 저에게 제가 친구들을 거리에서 마주치면 아는 척 안한다라고 말하고 다니는 애들이 있다고 말해주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그래서 그게 누군데, 아는 사람이 아니니까 아는 척을 안했지." 라고 말했던 기억이 나네요

Q. 선수분들 인터뷰 하다보면 거리의 시선 때문에 돌아다니는게 편한 일은 아니라고 말하던데요

A. 거리를 돌아다니면 사람들이 애들 손잡고 와서 이것저것 다하고 사람들을 대하는데도 시간을 보내야 하는게 그다지 편한건 아닙니다. 여러분도 불편해하는 일이 저희한테도 똑같이 불편한 일이라는 걸 설명하는게 가장 큰 난관이죠. 이렇게 말하면 가장 흔하게 듣는 말이 "주급 주는 건 우리인데..." 라는 말입니다. 맞습니다. 절대 아니라고 말 못합니다. 여러분들 길거리에서 만나고 이야기하는건 즐겁습니다. 사람들이 와서 싸인이나 사진을 요청하면 기꺼이 해줍니다. 하지만 사람들한테 어느 평범한 가정처럼 저도 가족과 보내는 시간을 즐기고 싶다는 걸 이해시키는건 어렵네요. 가족들이랑 빌바오에 열리는 축제에 가서 소중한 추억을 남기고 싶습니다. 하지만 가면 사람들이랑 사진찍고 싸인해주느라 시간이 다 가게되어 자주 가지는 않습니다. 당연한일이죠, 가족들이랑 시간을 보내기 위해 싸인해달라고 하면 사람들이 기분나쁘고 그렇다고 한분 한분 싸인 해주다 보면 가족들이랑 즐길 시간은 없어지니까요. 사람들한테 안된다고 말하는게 싫어서 하던걸 멈춘적도 많았네요

Q. 그럼 가장 편한 순간은 언제일까요?

A. 저는 그냥 평범한 사람인 순간이 편합니다. 예로 들자면 승마가 취미인데 말타고 돌아나닐때 편하죠. 그리고 저를 선수 라울 가르시아가 아닌 그냥 평범한 사람 라울로 생각하는 곳에 어울립니다.

Q. 돈이 축구선수도 바꾸고 사람들이 바라보는 시각도 바꿀까요?

A. 축구선수 연봉이 지금과 같지 않다면 사람들은 분명히 다르게 생각할겁니다. 축구선수들의 행동을 정당화하려는게 아니라. 축구의 단점중에 하나라면 주목을 받는다는 점이라고 봅니다. 모든 행동, 발언 하나하나가 비판의 대상이 되는것이죠. 저는 항상 제가 번것에 대해 사과해야할 것 같다고 말합니다. 이렇게 오기까지 수 많은 시간을 바쳤지만 시간을 바친 만큼이나 잃은 것도 많습니다. 당연히 무언가를 얻으려면 잃는 것도 있죠. 하지만 모든 사람들이 축구선수와 같은 길을 걸었던 것이 아니기에 제가 잃었던 것을 잃어버린적이 없어서 제가 잃어버린 것에 대한 의미를 완전히 알기는 어려울 것이라 봅니다. 저에게 있어서는 사생활을 잃어버린 것이 제가 하고 싶은걸 못하게 만들었네요...

Q. 이렇게 될걸 18살에 알았다면 어떻게 하실건가요?

A. 여태까지 일을 전부 말하고, 그때로 돌아간다면요? 제가 가장 되찾고 싶은건 제 사생활입니다. 사생활을 되찾기 위해서라면, 돈이 많이 들어도 상관없을것 같네요

Q. 앞서 말했던 선수생활하면서 느꼈던 점들을 신인 선수들에게도 말하나요?

A. 글쎄요.. 요즘 선수들은 좀 쉽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축구선수로써 제약을 받는거보다 누리는 것에 대해서 많이 이야기 하는 것 같아요 사회도 비슷한 것 같습니다.

Q. 스타선수의 유출로 증세를 해야할지 말아야할지에 대한 논쟁이 오가는 순간을 살고 있습니다, 정부에서는 증세를 해야한다고 보는데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A. 기자님도 "축구선수들은 그들만의 세상에서 산다."라는 말을 들어보셨을거에요. 확실히 축구선수들이 경제적인 어려움 없이 사는건 맞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주변 친구들이나 가족들이 사는 세상과 단절된건 아닙니다. 분명히 제가 사는 세상과 다름을 느끼고 있습니다. 그래서 축구선수들이 사회에 대한 연대를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정부에서 과중한 세금을 메길려고 하는데 우리가 실업자, 돈 없어서 집값을 못내고 먹을걸 못사는 믿을수 없는 상황을 생각해봤을때 우리가 더 잘살고 부유한 나라를 원한다면 선수들은 지금 어떤 순간에 살고 있는지 생각해봐야합니다. 주변에 재택근무중인데 대출로 고생하는 친구들도 있고 경제적인 이유로 애를 낳을지 말지 고민하는 친구들이 있습니다. 이런상황을 생각해봤을 때 정부에서 세금을 걷어간다면.. 걷어간다기 보다는 모두가 잘 살수 있게 분배한다면, 그렇게만 된다면 증세에 대해 충분히 이해합니다. 정부의 조세정책이 무조건 다 옳다는건 아닙니다. 부자세를 두배로 걷어가는 것에 대해서는 잘 이해가 안되긴합니다. 그래도 증세를 할 거라면 기쁜마음으로 납세할 마음이 있습니다. 아직까지 세금을 충분히 못 걷었다고 봅니다.

Q. 축구 산업이 데뷔하셨을때와 지금을 비교해보면 많이 변했습니다. 그에 따른 결과(수페르코파의 중동 개최)는 달가워하지 않으신다고 들었습니다.

A. 제 생각을 말한것 뿐입니다. 그렇게 말하면 또 바뀐 포멧으로 하면(4강, 중동개최) 우승할 수 있으니까 가는게 맞다고 하는 비판도 생기죠. 왜 그렇게 말하는지는 저도 압니다. 제 생각은 좀 다릅니다. 굳이 중동으로 가는 이유를 모르겠습니다. 다른 수입원을 찾아보면 되지 않을까요? 이런 논란을 만들지 않기 위해 지출을 줄이는 방법도 좋고요.

Q. 데뷔한 이후와 비교해봤을때 축구와 팬들의 관계가 많이 달라졌을까요?

A.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봉급이라던지 경제적인 이유로 모든게 달라지기 때문에 수입에 신경쓸 수 밖에 없게됬죠. 이해는 합니다만 축구는 결국 사람들이 있어야 움직입니다. 돈이 없는데 축구장에 가기 위해 얼마나 포기할 수 있나요? 실제로 형편이 어려워 축구장에 못오거나 축구하기를 포기한 사람들이 있습니다. 정말 슬픈일이죠. 축구선수와의 접근성도 마찬가지죠. 수익과 팬 사이의 균형점을 찾아야합니다. 경제만 생각해서도 확장만 생각해서도 안됩니다.

Q. 여태까지 했던게 가치가 있을까요?

A. 모르죠, 50년전에 선수들은 행복했고 팬들은 행복하지 않았을까요? 모르는 일인겁니다.

Q. 스탠드석에서 공격적인 언사가 많이 나오는데요.

A. 만약에 축구장에 갔는데 욕설을 들으시면 참으실건가요? 저는 잘 모르겠네요. 제가 축구선수라서 무조건 참아야할까요? 제가 길을가다 아무사람 붙잡고 욕한다고 했을때 무슨일이 일어날까요? 이런 문제에 대해선 분명히 우리가 논의해봐야 합니다. 구장 내 선수들에 대한 모욕을 없애기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생각해보죠 저는 교육이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Q. 해결책이 있으신가요?

A. 학교 교육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제 생각엔 축구선수는 사회에서 중요한 존재가 아닙니다. 선생님들이 더 중요한 존재지요. 선생님들은 학생들을 교육하고 사회의 가치를 알려주는 존재입니다. 그에 맞게 중요하게 대우해야한다고 봐요. 교육의 기초단계에 있는 사람들을 특히 중요하게 생각해야합니다. 제 아이도 지금 학교에 다니는데 학교에서 우리 아이들을 가르치는 선생님들에 특히 집중해서 바라보아야 합니다. 하지만 사회는 그렇지 않은 것 같네요

Q. 축구선수들은 자주 대중에게 비춰지는 시선으로 평가받습니다. 사람들이 생각하는 이미지와 자신이 스스로 생각했을때 이미지와의 차이점은 무엇일까요?

A. 사람들이 축구선수로서 생각하는 이미지에 대해 충분히 이해하고 있습니다. 저는 이제 항상 거칠게 달라붙고 먼저 다리부터 걸고 보고 심판한테 항상 따지는 이미지죠 , 그런 모습으로 비춰질만하다고 생각합니다. 사람들에게 말하고 싶은건 이건 제 직업이고 저의 일부분일 뿐입니다. 저의 축구선수의 모습만 보고 저에 대해 다 알기는 어렵다는 거죠. 축구선수로서 제 모습을 아는 사람에게 가 낯을 가리는 사람이고 과묵한 사람이라고 말하면 절대 믿지 않을 것입니다. 분명 "그럴리가 없지"라고 말할거에요. 당연히 그렇게 생각할 수 밖에 없는게 일주일에 90분의 모습만 보니까요. 제가 생각하기엔 저는 차분하고 말이 없는 성격입니다.

Q. 기억을 더듬어서 가장 많이 행복을 느끼는 순간은 언제일까요?

A. 먼저, 행복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건 아무래도 건강인거 같아요, 왜 그렇게 생각하냐면, 제 자신이나 주변의 누군가가 건강 문제가 있다면 기존에 있던 주변 환경이나 이런 것들이 다른 방향으로 흔들릴 수 밖에 없게되거든요. 그래서, 건강한게 저의 마음에 평화와 행복을 가져다 주는 것 같네요. 인간관계에서 가장 편하고 즐거운 순간이라면, 단순하죠, 저는 제 친구들, 가족들 아는 사람들하고 있는게 가장 좋아요, 전에도 말했지만 제가 편한 상황에서 진정한 제 자신을 찾을 수 있기 때문에 그래요. 사람들이 쳐다보고 제 사진을 찍고 저에 대해 비난하는 상황에서 벗어나있으니까요.

Q. 어떤 사람들은 더 축구에 신경쓰길 기대하는것 같습니다.

A. 저에게 축구는 물질적인거에요. 저는 아무것도 안해도 편하게 즐길 수 있는 사람들하고 있는 순간을 소중히 여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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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마지막으로, 걱정되는 점이있다면?

A. 아빠로서, 시간이 흘러가는게 참 걱정되는거 같아요. 시간이 흘러 순간들이 지나가면 다시는 돌아오지 않으니까요. 제가 그때까지도 그리워할 추억에 잠겨 커가는 아이들을 보는것이, 제가 많이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두려워하기보다는 조금 저를 불편하게 만드는 것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스페인어 원문:https://elpais.com/deportes/2022-10-22/raul-garcia-encantado-de-que-me-suban-los-impuestos-si-van-a-lo-que-deben.html

영어 번역본 출처:https://www.reddit.com/r/soccer/comments/yc789l/athletic_clubs_ra%C3%BAl_garc%C3%ADa_im_happy_to_have_m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