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시즌 후반기의 처참했던 경기력과 성적으로 유럽대항전의 문턱에서 아쉽게 떨어진 걸 생각해 본다면, 이번 시즌 화려하게 날개를 펼치고 날아오를지 예상했던 팬들은 아무도 없었을 것이다. 특히, 프리시즌에서 멕시코 리그 네카사에게만 승리를 거둔 것만을 생각해 본다면 더욱 발베르데 감독이 해내리라 기대하긴 어려웠을 것이다.
하지만, 발베르데는 보여주었다.
발베르데와 아이들은 다크호스 지로나, 아틀레티코 같은 거함 들을 잡고 리그 5위를 순항 중이며 40년 만에 바지선이 네르비온 강에 떠있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아틀레틱은 6년 만에 유럽으로 발을 내딛게 되었고 이제는 더 높은 무대를 바라보고 있다. 지난 시즌의 아픔을 딛고 어떻게 지금의 성과를 거둘 수 있었는지, 앞으로 좋은 성적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어떤 위험 요소를 고려해야 할지 이 글을 통해 알아보도록 하자.
1. 압박하여 정복하라, 발베르데 호의 전술적 성공 비결
발베르데 축구의 키워드는 '압박'이라고 할 수 있다. 공격수들에게 많은 양의 전방 압박을 요구하며 높은 지역에서 볼을 탈취한 뒤 빠르게 골로 연결하는 축구를 지향하고 있다. 이냐키, 산세트. 니코. 구루세타 같이 왕성한 활동량을 보여주는 공격수들이 부지런히 상대 수비 진영을 휘저으며 볼을 전개하기 어렵게 만들고 순간적인 압박으로 공의 소유권을 빼앗아 결정적인 기회를 만들어 내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이러한 높은 지역에서의 압박은 수치로도 파악할 수 있다. 아틀레틱 클럽은 파이널 서드에서 41회 슈팅을 기록함으로써 리그에서 4번째로 많이 시도하고 있으며 높은 지역에서 압박 과정을 통해 8골을 기록함으로써 발베르데 감독의 압박 전술이 성공적이라는 점을 엿볼 수 있다.
이에 더해 공격 상황으로 전환될 때 많은 수의 선수들을 전방으로 배치해 선택지를 늘려준다는 점이다. 발베르데의 전술에서는 골키퍼들이 주로 롱볼을 이용해 볼을 처리하는데 선수들을 순간적으로 전방으로 배치하여 높은 지역에서 볼을 전개할 수 있도록 돕는다. 스트라이커 고르카 구루세타의 높은 키를 이용해 롱볼을 따내고 그 주위로 많은 선수들을 위치시켜 세컨드 볼을 따내도록 한다. 이러한 상황에 대해 훈련된 아틀레틱의 선수들은 고도의 집중력을 발휘하여 높은 확률로 소유권을 유지하고 빠르게 역습에 전개하여 상대방의 골문을 노린다.
여기에 더해 발베르데는 양쪽 풀백들을 높게 전진시켜 공격진들에게 골로 이어질 수 있도록 많은 선택지를 제공한다. 예컨대 터치라인에 가까이 있는 풀백에게 공을 전달하여 박스 안으로 크로스를 올린다던가 아니면 풀백이 박스 안쪽으로 들어오고 윙어들이 터치라인에 가깝게 이동하여 컷백이나 패스를 통해 풀백들에게 득점 찬스를 제공한다든지 여러 가지 상황을 만들 수 있다. 유리 베르치체나 오스카르 데마르코스 같은 아틀레틱이 보유한 풀백들은 킥 능력이 좋기에 직접 타격으로 득점을 기대해 볼 수 있도록 만든다.
공격적으로 다양한 옵션을 제공해 주는 선수를 더 언급해 보자면 스트라이커 고르카 구루세타이다. 자세한 이야기는 바로 다음 장에서 말하겠지만 간단하게 언급하자면, 구루세타는 단순히 공격진영 한가운데서 움직이는 스타일이 아니라 양 측면이나 중앙지역까지 다양한 곳으로 움직여주는 펄스 나인과 같은 움직임을 보여주는 선수이다. 구루세타의 움직임 덕분에 양 측면의 윙어들이 중앙에서 플레이하도록 만들어 골문을 직접 노리거나 양 측면으로 빠져서 많은 공간을 활용할 수 있게 만들고 높은 지역으로 올라온 풀백들에게 더 많은 자유도를 줄 수 있게 된다.
이번 시즌은 상당히 수비적으로도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리그 실점은 30점으로 리그 내에서 레알 마드리드 다음으로 적게 실점한 팀이며 클린시트 횟수 15회로 레알 마드리드에 이어 두 번째로 많다. 43 실점을 기록한 지난 시즌과 비교해 보았을 때 상당히 고무적인 기록이다. 어떻게 발베르데는 끈끈한 팀을 만들었을까? 다니 비비안과 예라이 알바레스 그리고 이번 시즌 많은 성장을 이룩한 아이토르 파레데스 같은 수비진들의 활약도 중요했지만 이는 다음 장에서 이야기해 보려고 한다.
전술적인 측면에서 말해보자면, 발베르데 감독 하에서 수비 시에 대형은 4-4-2 혹은 4-2-3-1 대형을 그대로 유지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발베르데는 높은 지역에서부터 압박을 시도하지만 무조건적으로 압박을 유지하는 것은 아니다. 공격진들이 전방에서 상대 수비진에게 압박을 걸며 볼 전개를 방해하는 동안 미드필더와 수비진들은 상대 팀이 중원으로 볼을 전개하기 전에 빠르게 본인 진영으로 복귀하여 수비 대형을 갖춘다. 수비 대형을 갖추게 되면 일정한 간격을 타이트하게 유지하며 대형이 하나가 되어 상대의 움직임에 따라 일사불란하게 대응하는, 조직적인 수비 형태를 보여주고 있다.
수비 대형을 갖춘 뒤에는 양 풀백 중 한 사람 그리고 공격형 미드필더가 중원지역으로 들어와서 2명의 미드필더와 네모난 박스를 형성한다. 이렇게 블록을 형성하여 상대 미드진이나 공격진을 고립시켜 상대 팀이 공격 전개 옵션을 하나 둘 줄여나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이렇게 짧게나마 전술적인 부분에서 이번 시즌 발베르데 감독의 성공 비결에 대해 알아보았다. 다음 장에서는 이러한 성공을 가져다준 선수들에 대하여 알아보도록 하자.
2. 이번 시즌 주목해볼만한 선수들
이번 시즌 성공에 대한 다른 이유로는 비결로는 지금 뛰고 있는 선수들의 활약이라고 할 수 있다. 발베르데 감독은 자신의 축구를 구현하기 위해 스쿼드 내에 있는 선수들의 능력을 십분 활용하고 있으며 그러한 감독의 기대에 부응해 선수들 역시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 시즌 화려한 데뷔 시즌을 보낸 니코 윌리엄스부터 임대에서 돌아와 1군에 무사히 정착한 베냐트 프라도스까지 이번 시즌 아틀레틱의 성공의 이유를 설명하기 위해 언급해야 할 선수들이 많이 있다.
먼저 공격진에는 속도와 드리블로 상대 진영을 휘젓는 윌리엄스 형제, 뛰어난 드리블 실력과 박스 침투 능력 그리고 패스를 받을 때 유연하게 몸의 방향을 바꾸는 산세트를 언급해야 마땅하지만, 이 선수들은 이미 지난 시즌 좋은 활약을 보여주었으므로 이번 글에서 자세한 설명은 생략할 것이다. 그렇다면 남은 자리는 하나,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스트라이커 고르카 구루세타에 대해 이야기 할 것이다.
고르카 구루세타는 188cm의 큰 키를 가진 스트라이커다. 그의 신체 스펙만 본다면 흔히들 타켓형 스트라이커로 생각하기 쉽겠지만 구루세타는 펄스 나인형 스트라이커로 분류할 수 있다.
구루세타의 좌우 측면, 중원 지역까지 움직이며 넓은 활동 반경을 보여주고 있다. 구루세타가 이렇게 광활한 지역에서 움직여 준 덕분에 아틀레틱은 공격 전개 시 다양한 선택지를 이용할 수 있다. 구루세타가 측면으로 움직일 때 윙어들은 중앙으로 들어와 직접 골문을 노리거나 높이 전진한 풀백에게 공간을 만들어 줄 수 있다. 낮은 지역으로 내려와 측면 자원과 연계를 하거나 침투하는 미드필더에게 공간을 내어주고 침투패스로 기회를 만들어 내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펄스 나인 같은 움직임을 보여준다고 해서 자신의 신체적 장점을 살리지 못하는 것도 아니다. 큰 키를 이용해 골키퍼의 롱볼을 캐치해 역습 상황에서 상대 진영으로 전개하는 동료들에게 볼을 넘겨주는 플레이에 능하다. 이뿐만 아니라 롱패스를 받고 상대 선수에게 등을 지고 볼을 지키는 모습을 자주 보여 높은 지역에서 공격의 선봉장 역할을 톡톡히 수행하고 있다.
공격수의 중요한 능력인 결정력 역시 가지고 있다. 이번 시즌 리그에서 31경기 14골 4어시스트를 기록하며 지난 시즌 9골 1어시의 기록을 넘어 수치상으로만 봐도 결정력이 비약적으로 발전한 모습을 볼 수 있다. 특히 니어포스트 결정력이 뛰어나 니코 윌리엄스와 연계 플레이로 득점을 올리는 모습 역시 보여준다.
미드필더 중에서는 이번시즌 미란데스 임대를 마치고 돌아온 베냐트 프라도스가 좋은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 미란데스 임대 시절부터 볼 탈취 부분에서 높은 수치를 보여주고 있다. 이번 시즌 라리가에서 압박 후 볼탈취 성공률 5위를 기록하고 있을 정도다. 프라도스 본인이 상대방으로부터 볼 빼내는 기술이 뛰어나기도 하지만 빠른 판단력을 바탕으로 빠르게 공을 가진 대상을 파악하고 달려들어 상대방에게 볼을 처리할 틈을 주지 않아 볼을 탈취하는데 탁월한 조건을 가지고 있다.
높은 축구 지능을 보유하고 있어 공간에 대한 이해가 뛰어나다. 공간에 대한 이해력을 바탕으로 적재적소에 상대 선수들에 대한 압박을 가하고 상대방의 볼 줄기를 미리 끊어내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왕성한 활동량으로 필드 곳곳을 누비며 발베르데 감독 전술의 핵심 요소인 압박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다. 전진 압박을 많이 수행하는 만큼 뒷공간 커버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염려할 수 있다. 하지만 프라도스는 앞서 말한것 처럼 높은 축구 지능을 바탕으로 상대 팀이 전진할 때 빠르게 복귀한다.
이와 같이 오프더볼 움직임은 상당히 뛰어난 수준에 속하지만 공 소유 시의 능력은 눈에 띄는 점이 없다. 볼을 탈취한 후 중원에서 볼을 순환시키는데 나름 괜찮은 능력은 보여주고 있지만 패스길 보는 눈이 좋다거나 날카로운 킥 능력을 갖추고 있지는 않다. 그리고 아쉬운 점은 역습 상황에서 가끔 태클로 위험하게 볼을 끊어낸다는 점 그리고 도전적으로 공중볼 경합을 시도하다 파울을 범하거나 볼을 놓치기도 한다는 점이다.
수비진에서는 다니 비비안이 좋은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 183cm라는 수비수치고 작은 체구이지만 아틀레틱이 라리가 내에서 최소 실점 2위를 기록하도록 만든 일등공신이다. 이니고 마르티네스가 팀을 떠난 이후 수비진의 무게감이 떨어진 것 같다는 우려가 많았다. 그러한 우려는 기우였다. 아틀레틱에게는 비비안이 있었다.
비비안은 상당히 전투적인 수비수이다. 사무 오모로디온 같은 공격수를 상대로도, 비니시우스 같은 기술 좋은 공격수를 상대로도 경합에서 지지 않고 볼을 뺏어오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리고 비야레알전에서 몸을 던져 실점 상황을 막아낸 것처럼 헌신적인 플레이를 보여준다. 이뿐만 아니라 비교적 작은 신장에도 불구하고 상당한 점프력으로 공중볼에 대한 우위를 매 경기 보여주고 있다. 이런 장점을 살려 이니고 마르티네스가 보여주었던 세트피스에서 위협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발도 상당히 빠른 편이라 커버 지역이 상당히 넓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높은 지역까지 올라와서 압박에 참여하며 그자리에 볼을 탈취한 뒤 비교적 상대 골문과 가까운 거리에서 역습을 시작할 수 있도록 돕고 상대 팀이 역습을 진행할 때 누구보다 빠르게 수비 진영으로 복귀해 수비 대형이 무너지지 않게 유지해 준다.
이따금 상대 진영에 선수들이 많이 몰려있을 때는 본인이 직접 드리블을 하여 파이널 서드까지 볼 운반을 해주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 처럼 발기술도 나쁘지는 않다. 마찬가지로 5대 리그 내 원탑 급은 아니지만 킥도 나름 날카로워서 좋은 롱패스를 보여주고 중거리 슛 역시 시도한다.
이처럼 다니 비비안은 이번시즌 리그 내 베스트 XI에 들어도 손색이 없을만큼 여러 방면에서 좋은 활약을 보여주고 있고 라포르트, 이니고 마르티네스 뒤를 이어 아틀레틱의 명품 수비수 계보를 잇는 중이다.
3. 우려해야할 점
이번 시즌 순풍을 타고있는 아틀레틱이지만 암초같은 부분 역시 존재한다.
먼저, 팀을 이끌어오던 많은 베테랑들이 이번 시즌을 끝으로 팀과 작별할 예정이라는 점이다. 오사수나, 아틀레티코를 거치며 유로파 리그, 챔스 등 큰 경기를 많이 겪어본 라울 가르시아는 이번 시즌을 끝으로 선수 생활을 마무리하고 15년동안 2번의 십자인대 부상을 겪으며 팀을 위해 헌신해온 이케르 무니아인은 시즌이 끝나는대로 아틀레틱을 떠날 예정이다.
이외에도 안데르 에레라, 다니 가르시아, 오스카르 데마르코스 같은 베테랑들 역시 이번 시즌을 끝으로 계약이 끝날 예정임에도 아직까지 재계약 소식은 들려오고 있지 않다. 데마르코스의 경우 구단에서는 재계약을 원하지만 본인이 팀에 남아 계속 뛸 수 있을지 스스로 의심하는 중이라 전해져 더 많은 베테랑들이 팀을 떠날 가능성이 높다.
베테랑들이 많이 이탈할 경우 과연 유럽대항전 같은 중요한 토너먼트 대회가 주는 압박감에서 지금 선수들이 이겨낼 수 있을지 의문이다. 지금 선수단의 주축은 00년대 초반생들이 대부분이다. 프로 세계에 입성한지 몇년이 지난 시점이지만 유럽대항전 경험은 전무한 선수들이라 과연 심리적인 부담을 떨쳐내고 재대로 대회에 임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이다.
팬 입장으로서 오랜만에 유럽대항전에 복귀한만큼 최대한 높이 올라가길 바라며 이냐키 윌리엄스, 유리 베르치체 같이 유럽대항전 경험이 있는 선수들이 팀을 잘 이끌어 가길 바란다.
그 다음으로, 지금 아틀레틱 스쿼드는 여러분이 생각하는 것 보다 얇은 편이다. 아틀레틱이 작은 스쿼드라는 점을 설명하기 위해, 아래서부터 차례로 스쿼드를 분석해보려한다. 먼저 수비진이다. 지금 아틀레틱의 센터백은 예라이, 파레데스, 비비안 3인체제로 움직이고 있다. 이번시즌 예라이가 잦은 부상으로 평년보다 경기에 못 나오며 비비안, 파레데스 두명이서 리그, 국왕컵의 경기를 수행했다.
유스팀에서 유망한 센터백을 콜업하지 되지 않느냐고 반문할 수 있겠지만 아쉽게도 지금 빌바오 아틀레틱에는 그정도로 두각을 드러낸 센터백을 찾기 어렵다. 풀백 역시 사정이 좋다고 볼 수 없다. 양 측면의 주전 풀백인 베르치체, 데마르코스는 30대 중반을 보내고 있으며 백업 자원인 이니고 레쿠에는 기량 문제도 있지만 그의 나이 역시 30대로 접어들었다. 그나마 왼쪽에는 이마놀이라는 유망한 자원이 있지만 오른쪽은 데마르코스를 대체할 만한 자원이 딱히 없는 상태다.
미드필더 진을 한번 살펴보자. 아틀레틱의 스쿼드 상황에서 골키퍼와 더불어 사정이 비교적 괜찮은 축에 들어간다. 데갈라레타는 노련미를 보여주고 있으며 임대에서 돌아온 프라도스는 자신이 미란데스에서 많이 배우고 왔음을 증명하고 있다. 팬들에게 애물단지 취급받던 미켈 베스가는 발베르데 아래서 개선의 여지를 보여주었고 미드필더 자리에 우나이 고메스, 야우레기사르 같은 유망한 자원까지 등장하면서 구단과 발베르데 감독의 고민을 덜어주었다.
하지만 이적할 것으로 보이는 다니 가르시아와 안데르 에레라의 이탈할 경우를 고려하면 주전 미드필더는 프라도스, 베스가, 데갈라레타 밖에 남지 않는다. 야우레기사르가 비약적인 성장세를 보여주지 않는 이상 다음시즌 리그, 국왕컵, 유럽대항전을 병향하기에는 미드진 뎁스 역시 넉넉한 편이라고 하기는 어렵다.
아틀레틱의 가장 큰 문제는 공격진의 뎁스이다. 이번 시즌 가장 큰 활약을 보여준 공격진에서 문제를 보이다니 얼핏 보면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들 것이다. 하지만 실상을 재대로 들여다본다면 필자의 말에 공감할 것이다. 지금 아틀레틱의 후보 공격수들은 주전 공격수들의 공백을 충분히 매워줄 기량인지 의심스럽다.
특히 구루세타의 백업 비야리브레는 국왕컵에서 6골을 기록하며 대회 득점왕 타이틀을 얻었으나. 대부분의 골이 하부리그팀 상대로 기록한 골이다. 리그에서는 나올때마다 기대 이하의 활약을 보여주며 과연 구루세타가 부재할 경우 스트라어커 자리의 무게감을 잘 유지할 수 있을지 회의적으로 바라볼 수 밖에 없다.
그나마 이냐키 윌리엄스가 아프리칸 네이션스 컵으로 부재할 때 공백을 잘 매워주었던 알렉스 베렝게르는 출전시간에 불만이 생겨 이적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다 유럽 유수의 팀들이 니코 윌리엄스의 가치를 알아보고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55M~60M 유로의 낮은 바이아웃은 언제라도 니코가 이적할 수 있다는 변수를 만들어 놓았다.
알렉스 베렝게르의 이탈은 브라가에서 알바로 잘로를 영입하며 막았다 치더라도 니코의 공백은 누가 매울 수 있을 것인가? 이번시즌 출전하고 있는 아두 아레스가 그 공백을 매우기에는 요원해보인다. 앞서 말했다시피 무니아인, 라울 가르시아 같은 공격진의 베테랑들이 팀을 떠나면서 공격진 상황은 더욱 어려워졌다.
이처럼 아틀레틱의 스쿼드는 결코 단단하지 않다. 다음 시즌에도 성공의 기쁨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아틀레틱 보드진이 이번 여름에 베테랑 선수들을 붙잡은 다음, 부지런히 영입시장을 돌아다녀 새로운 얼굴들을 찾아야 할 것이다.
4. 마치며
발베르데 감독은 다음 시즌까지 지휘봉을 잡을 것으로 보인다. 이미 지난번 재직시절 유럽대항전을 병행한 경험이 있어 감독 스스로 주어진 스쿼드로 시즌을 어떻게 운영해야할지 알 것이다. 하지만 이전과는 다르게 스쿼드 규모가 급격하게 줄어들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다음 시즌을 대비해 팀에 합류할 선수들을 염두에 두어 새로운 전술을 착실히 준비해야 하며 선수들의 부상 관리 그리고 베테랑 선수들이 떠난 가운데 정신력 관리 역시 그 어느때 보다 중요하게 다가올 것이다.
보드진과 발베르데 감독이 긴밀히 소통하고 협력해야 눈앞에 있는 위기를 해결하고 다시 한번 구단의 황금기를 열 수 있을 것이다.
아틀레틱은 주전 선수들을 지켜내고 12년전의 영광을 너머 이번에는 구단 역사상 최초로 유럽대항전 트로피를 들어올릴 수 있을까? 아틀레틱의 무운을 빌며 이 칼럼을 마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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